2024년 9월 28일 토요일

베스테르마르크 효과(Westermarck Effect) - 왜 오래된 친구는 배우자나 연인이 되기 힘든 걸까?

베스테르마르크 효과(Westermarck Effect)는 인간 및 일부 동물 사회에서 근친상간 회피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 심리적 현상으로, 사람이나 동물이 어린 시절부터 가까운 관계를 맺고 함께 자랄 경우, 성인이 되었을 때 서로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않도록 만든다고 설명됩니다. 이 이론은 핀란드의 사회학자 에드바르드 베스테르마르크(Edvard Westermarck)가 1891년에 발표한 책 The History of Human Marriage에서 처음 제안되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내온 사이좋은 여자와 남자를 표현했습니다.

이론의 배경과 주요 개념
베스테르마르크는 근친상간 회피가 생물학적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메커니즘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친족 간의 결합을 피하는 것이 진화적으로 유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유전적 다양성을 증진하고 근친 교배로 인한 유전적 이상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인간 사회뿐 아니라 여러 동물 사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근친 회피 행동이 관찰된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진화적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작동 방식과 사례
베스테르마르크 효과는 생물학적 유전적 관계보다 공유된 어린 시절 경험에 기반합니다. 이 때문에 혈연관계가 아닌 경우에도 함께 자란 사람들에게 성적 매력이나 애정을 느끼기 어려워지는 경향이 생깁니다. 다음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입양 형제자매: 입양을 통해 가족이 되었지만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형제자매는 성인이 되어도 서로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혈연 관계가 없더라도 함께 자라면서 형성된 친밀감이 성적 매력을 억제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스라엘 키부츠 실험: 20세기 중반 이스라엘의 키부츠(집단 농장)에서 자란 아이들 중 함께 자란 비혈연 관계의 사람들이 결혼하는 비율이 현저히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같은 환경에서 유년기를 보낸 이들은 서로를 가족처럼 여기게 되었고, 이로 인해 성적 매력을 느끼지 않게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타이완의 심복혼: 타이완에서는 과거 심복혼이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는 여자아이를 어린 나이에 남자아이의 집으로 데려와 성장 후 결혼시키는 관습입니다. 그러나 심복혼을 통해 결혼한 커플은 성적 매력과 결혼 만족도가 낮은 경향이 있었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이 역시 베스테르마르크 효과의 일종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베스테르마르크 효과의 생물학적 근거
심리적 메커니즘으로 시작된 베스테르마르크 효과의 연구는 이후 신경과학과 진화심리학의 영역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뇌과학자들은 근친 회피에 대한 신경적 근거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하며, 특히 인간의 후각과 페로몬이 이러한 작용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유전적으로 유사한 페로몬에 대한 거부 반응이 성적 매력의 감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베스테르마르크 효과의 한계
이 효과는 문화적 차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근친상간 금기에 대한 규범이 강한 사회에서는 베스테르마르크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연구에서는 베스테르마르크 효과가 절대적인 규칙이 아니며, 특정 환경에서 예외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요약하자면, 베스테르마르크 효과는 어린 시절부터의 친밀한 관계가 성인기의 성적 매력을 억제하는 데 기여하는 자연적 메커니즘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이는 진화적 적응 전략으로서 생물학적, 심리적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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